서러움이 내게 말 걸었지요.
나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요.
서러움이 날 따라왔어요.
나는 달아나지 않고
그렇게 우리는 먼 길을 갔어요.
눈앞을 가린 소나무숲가에서
서러움이 숨고
한 순간 더 참고 나아가다
불현듯 나는 보았습니다.
짙푸른 물굽이를 등지고
흰 물거품 입에 물고
서러움이, 서러움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엎어지고 무너지면서도 내게 손 흔들었습니다.
- 바다 / 이성복
나의 시선을 앗아버린
차창 밖
젖은 풍경을 보면서 듣던
그녀의 음성에서 바다 내음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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