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USB메모리 못 보셨나요?”
출근과 함께 가장 먼저 묻는 한마디다.
밤새 잘려나간 기억들을 수집해 봐도
어느 것도 자신 할 수가 없다.
USB메모리의 분실과 함께
하루 동안의 나의 일상들도 분실된 듯한 느낌...
만약, 만약 아이들이 습득하게 된다면
이 일을 어찌 대처해야할지 눈앞이 캄캄하고
변변치 못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눈물이 날 것 같은 시간들...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서둘러 출근을 하여
컴퓨터 주변을 살펴보았건만 없다...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져버리는 순간
거짓말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작고 검은 물체
심상치 않는 나의 표정변화에 그녀가 변명처럼 말한다.
“어제 전화 드렸어야 했는데 깜빡했어요. 죄송해요.”
마치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미안해하는 그녀를
사실 난 꼬옥 안아주고 싶을 만큼 고맙고 눈물겹다.
그렇게 USB메모리의 무사귀환으로
시험문제 유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도 않았으며
다시 문제를 출제하는 수고로움도 없었다.
하지만 내게 남은 한 가지 숙제, 건망증...
참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어제 하루 동안 나의 목소리는 얼마나 힘이 넘쳤던가.
달콤한 오디 잼을 듬뿍 바른 빵 한조각과
하얀 거품가득 카푸치노 한잔으로
시작하는 오늘 아침 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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