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관함

빈방에서...

체리향기 바람에... 2007. 4. 22. 02:53


흔적은 슬프다

떠난 사람이 남긴 슬픈 모습들

함께 나눈 어떤 말들은 가슴을 찌르고

곳곳에 베여있는 체취는

숨 쉬는 것을 방해 한다


사람이 떠날 때 같이 떠나지 못 하는가

빈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이

떠나 버린 사람보다 아프다

남겨진 웃음소리는 울게 만든다


유리창에 빗물 되어 흐르는 너

창가에 소슬바람으로 다가온 너

단풍들어 손 흔드는 너

함박눈으로 포근히 감싸는 너


떠난 사람과 함께한 빈자리에는

남아있는 모든 흔적들이 그가 된다

다른 사람이 들어와도

떠난 사람의 흔적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