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관함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체리향기 바람에... 2007. 6. 24. 02:21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언젠가 네가 놓고 간 분홍 우산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조그만 가방 속에 늘 누군가의

시집 한 권을 넣고 다니던 너는

참 맑은 가슴을 가졌지

네가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너무 우중충하고

너를 담아 두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 시쯤 되었을까

거리엔 하나 둘 등이 켜지고

비는

그치질 않고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조동진의 '제비꽃'을 들으며

너를 생각한다.

너를 처음 만난 그 겨울엔 눈이

무척이나 많이 내렸지

네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네가 꿈을 꾸기엔 이 세상이 너무 춥고

너를 노래하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 시쯤 되었을까

수채화 같은 창 밖의 세상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

당신은 무얼 하나요?


전, 하릴없이

온종일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빗소리와 믹스된 음악을 듣기도하며

오래 방치된 책장을 넘기며

가끔씩 졸기도해요... ^^;


이렇게 망중한을 즐긴 까닭에

하얀 밤을 새워야 할 것 같은데

졸음이란 녀석이 슬며시 찾아 왔네요...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