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예뻐야만 예뻐 보이나요? 여자라면 누구나 공주...
깜찍이
새침떼기
나 예뻐
나 어때?
나 이뻐?
나 이뻐
제 그림 보셔요.
엄마가 싫어하는 것들
어디 좀 가려고요.
예쁜이
명상미소
소국다발
신어볼까?
거울 공주
꿈
바램
화장하는 여인1
여인
연인
부부
Shall We Dance
화가
화장하는 여인 2
휴식
일요일 오후 3시
사촌들
친구들
자신을 모델로 한 소녀
한국화가 육심원
1973년生,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 卒
새침떼는 여자, 예쁜 척하는 여자, 잘난 척하는 여자, 구두를 신을까 말까 망설이는 여자, 주근깨가 볼을 가득 메운 여자….
한결같이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다.
한국화가 육심원은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여인들의 표정들을 화폭에 담아낸다.
‘여자를 그리는 작가’로 불리는 것도 그 때문. 여자라기보다 오히려 공주를 그리는 것이 더 맞는 듯하다. 작가 자신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모든 여자들은 공주이기에 공주 대접을 받아야 해요.”
그에게 공주란 ‘미스코리아’가 아니다. ‘개성 있고 표정 있는 여자, 무엇보다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이 공주’이다.
꽃무늬가 장식된 핑크빛 니트에, 깜찍한 머리핀을 꽂고 새침 떼는 ‘새침떼기’. 빨간 이브닝 드레스을 입고 예쁜 척하는 ‘나 이뻐’. 빨강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입고 턱을 치켜 올린 ‘나 어때’…
예쁜 옷 입고 자랑하고 싶은 나의 모습, 거울 보며 상상하는 나의 모습이 이렇게 공주들의 작품으로 화려하게 탄생됐다.
“‘새침떼기’는 세일 때 거금주고 산 니트가 너무 예뻐서 옷값을 빼려고 그린 그림이고, ‘나 어때’는 미스코리아 수상식에서 상 받는 자신을 상상하며 그린 거예요.”
그림만큼이나 작가도 톡톡 튀는 공주와 흡사하다.
아기자기한 만화 같은 그의 그림 속에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속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인 자신을 잘 관리해 스스로 행복해져야 하니까요. 나쁜 생각을 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는 여자들이 제 그림을 보고 자신 속에 숨겨진 예쁜 모습을 빨리 찾길 바라요.”
그의 그림들이 둘러보면 일상에 지친 피로감과 세상사 우울함이 쏙 가신다. 방안에 걸어두면 모든 여성들은 마치 공주가 되는 ‘마법’에 걸릴 것이다.
“예술이 무겁고 진지해야만 하나요? 그런 틀을 깨고 친근감 있는 그림, 보면 기분 좋은 그림, 갖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녀의 그림이 이야기하는 여자들은 만화처럼 재미있다. ‘일요일 오후 3시’는 맞선을 본 뒤 좌절한(?) 여자의 우울한 표정을 담았다. ‘쟤, 결혼한대’는 그 반대다. 우여곡절 끝에 남자를 골라 드디어 결혼하게 된 여자의 설레고 들뜬 표정. 중년 여성이라고 아름다움이 퇴색하는 건 아니다.
‘화장하는 여인’에 등장한 엄마는 누굴 만나러 가는지 두 볼이 빨갛게 상기된 채 열심히 메이크업에 몰두해 있다. 불량소녀도 육심원의 화폭 속에선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는 ‘엄마가 싫어하는 것들’로 온통 치장을 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눈가엔 파란 아이섀도를 덕지덕지 발랐다.
“모두 제 주변 여성들이에요. 엄마, 이웃집 아줌마들로부터 시집 안 간 제 친구들까지요. 쌍꺼풀도 없고 코도 납작하고 미간도 바보처럼 넓지만 표정이 예쁘고 사랑스럽지 않나요? 여자들 무리지어서 웃고 있으면 그 일대가 다 밝은 거, 그런 걸 그리고 싶었어요.”
학창시절부터 여자를 그렸다. “내가 여자이고, 내가 가장 잘 아는 것을 그리고 싶어서.” 여성으로서 자존감이 강한 건 엄마 덕이다. 서른이 다 되도록 ‘결혼하라’ 소리 한 번 안 한 ‘의사 엄마’는 아버지를 잃고도 낙천적이고 씩씩했다.
육심원의 여성들이 못생겼으면서도 예뻐 보이는 건 바로 그 자신감 때문이다. 수많은 오해를 낳았던 ‘공주’ 시리즈는 그 자신감에 대한 일종의 패러디다.
‘너 공주병이지?’ 하는 소리 제일 많이 들었죠. 그런데 자아도취가 그렇게 나쁜가요? 페미니스트들도 카메라 앞에선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나요? 남자들도 마찬가지죠. 자기를 멋지게 표현하려는 욕망이 있다는 점에선.” 그래서 육심원 팬의 90%가 여성이란다.
자신만의 색채를지닌
그녀의 모습이 예쁘다.
난...?